이번에는 토성의 가장 큰 위성, 타이탄에 파3 홀을 만들었습니다. 드라이버로 친 공이 하늘에서 잠깐 뒤로 날아갔다가 다시 앞으로 떨어지는, 지구에서는 볼 수 없는 골프장입니다.
4편에서는 공기가 얇은 화성 코스를, 5편에서는 매 샷마다 말을 건네는 캐디를 넣었습니다. 다음에는 화성과 정반대인 곳을 찾고 싶었어요. 공기가 아주 짙은 곳이요. 그렇게 고른 게 타이탄입니다.
이번에도 Claude Code에게 원하는 걸 설명하고, 제가 직접 쳐 보며 고쳐 나가는 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저녁 10시에 시작해서 밤 11시 넘어 휴대폰으로 첫 라운드를 돌았어요.
타이탄은 어떤 곳일까
타이탄은 중력은 지구의 7분의 1인데, 공기는 지구보다 4배 넘게 짙은 곳입니다. 게임에는 이렇게 넣었어요.
| 항목 | 지구 | 타이탄 |
|---|---|---|
| 중력 | 9.8 m/s² | 1.35 m/s² |
| 공기 밀도 | 1배 | 약 4.3배 |
| 게임 속 바람 | 0~7 m/s | 0~0.5 m/s |
중력이 약하니 공은 높이 솟고, 공기가 짙으니 금방 멈춰서 천천히 내려옵니다. 저항과 양력, 바람 힘이 모두 공기 밀도에 비례해서 지구보다 4배 이상 세게 작용해요.
바람은 0~0.5 m/s로 아주 약하게 잡았습니다. 타이탄 지표면 바람은 실제로도 초속 1m가 채 안 될 만큼 약하다고 알려져 있거든요. 대신 공기가 짙어서 이 약한 바람에도 공이 크게 밀립니다. 1 m/s만 돼도 피칭 웨지가 13~16m나 밀려서, 0.1 m/s 단위로 세밀하게 조절하게 했어요.
드라이버 공이 뒤로 날아간다
클럽별 비거리를 돌려 보니 샌드 웨지는 약 31m, 드라이버는 약 53m가 나왔습니다. 지구에서 200m 넘게 가는 드라이버가 타이탄에서는 웨지와 20m 차이밖에 안 나는 거예요.
가장 재미있는 건 드라이버의 비행 경로였습니다.
- 3.5초 만에 47.7m 지점에서 공이 거의 멈춥니다.
- 11초까지 오히려 5.3m 뒤로 밀려 42.4m까지 돌아옵니다.
- 내려오면서 다시 앞으로 가서 52.9m에 떨어집니다.
이유는 백스핀 양력입니다. 양력은 항상 공이 가는 방향의 직각으로 작용해요. 공이 거의 수직으로 올라갈 때는 양력이 뒤쪽을, 수직으로 내려올 때는 앞쪽을 향하게 됩니다. 지구에선 공이 수직으로 서기 전에 떨어져서 보기 어려운 현상이에요.
스핀을 바꿔 보니 차이가 분명했습니다.
| 드라이버 백스핀 | 뒤로 밀린 거리 |
|---|---|
| 1500 rpm | 0 m |
| 2000 rpm | 1.5 m |
| 3500 rpm | 7.6 m |
| 4500 rpm | 8.3 m |
대신 스핀이 많을수록 캐리는 짧아져서, 1500 rpm에서 75.7m인 캐리가 4500 rpm에서는 43.2m로 줄었습니다.
7번 아이언은 0.6m만 뒤로 가고, 피칭 웨지와 샌드 웨지는 아예 뒤로 가지 않습니다. 착지한 뒤 뒤로 굴러가는 일은 없고, 모든 샷이 앞으로 4~7m 굴러갑니다.
코스 설계: 38m 파3과 메탄 호수
드라이버가 53m밖에 안 가니, 홀은 짧은 파3 하나로 만들었습니다. 샌드 웨지부터 7번 아이언 사이에서 클럽을 고민하게 되는 길이예요.
| 티 | 핀까지 |
|---|---|
| 빨강 | 32 m |
| 흰색 | 38 m |
| 파랑 | 45 m |
- 그린: 좌우 24m × 앞뒤 14m. 공이 거의 수직으로 떨어져 앞뒤로는 잘 멈추지만, 옆바람에는 많이 밀려서 좌우를 넓게 잡았어요. 핀 위치는 3개입니다.
- 메탄 호수: 그린 앞 왼쪽에 있고, 워터 해저드와 같이 판정합니다. 타이탄에는 물 대신 액체 메탄 호수가 있거든요. 골프공이 액체 메탄보다 무거워서 빠지면 가라앉습니다.
- 벙커: 어두운 모래 언덕으로 2개 넣었어요.
- 바람: 홀마다 0~0.5 m/s 사이에서 무작위로 정해집니다. 다른 행성은 0.3 m/s 미만을 “무풍”으로 보여주는데, 타이탄은 0.1 m/s로도 공이 2m쯤 밀려서 기준을 0.05로 낮췄습니다.
주황 안개, 빨리 감기, 그리고 캐디
3D 화면은 짙은 주황빛 안개 하늘에 갈색 땅을 깔고, 흰 얼음 바위를 두었습니다. 그린 너머에는 큰 메탄 호수가 보이고, 벙커는 어두운 모래 언덕입니다. 안개 때문에 멀리는 뿌옇게 보여서, 타이탄다운 답답한 느낌이 납니다.

문제는 체공 시간이었어요. 공이 13~21초나 떠 있어서, 화면에서는 거의 제자리에 멈춰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타이탄에서만 최소 4배로 빨리 감게 했습니다. 21초 비행이 약 5초에 끝나고, “실제 속도로 보기”를 켜면 원래 시간대로 볼 수 있어요. 물리 계산은 그대로 두고 보여 주는 속도만 바꾼 거라 비거리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5편에서 만든 캐디도 타이탄용 대사를 배웠습니다. 원래 캐디는 홀 시작과 샷 뒤에만 말했는데, 이제 클럽 버튼을 누를 때도 말을 건넵니다.
- 드라이버를 고르면: “타이탄에선 백스핀 때문에 공이 공중에서 잠깐 뒤로 밀렸다가 다시 앞으로 떨어집니다.”
- 메탄 호수에 빠지면: “메탄 호수예요. 빠진 공은 가라앉아 버려서 찾을 수 없어요. 1벌타 받고 이어서 갈게요.”
- 그린 위에서: “내리막에 오른쪽으로 휘는 라인이라, 살짝 왼쪽 보시고 살살 굴려 주세요!”
드라이버 대사는 같은 뜻의 다른 표현과 번갈아 나와서, 여러 번 들어도 덜 지루합니다.
직접 쳐 보며 고친 것들
사이트에 올리고 직접 쳐 보니 고칠 게 5가지 나왔습니다. 대부분 계산은 맞는데 보여 주는 방식이 어색한 문제였어요.
| 발견한 것 | 고친 방법 |
|---|---|
| 러프의 얼음 바위를 공이 그냥 통과할 수 있음 | 홀 안 바위를 빼고 OB 바깥과 그린 너머에만 둠 |
| “왼쪽에서 부는 바람”인데 바로 뒤에 “오른쪽 → 왼쪽”으로 표시됨 | 바람 문구를 이번 샷 조준 방향 기준으로 통일, 30° 간격으로 모두 확인 |
| 38m 홀인데 옆에서 본 궤적이 90m까지라 공이 왼쪽에 몰림 | 타이탄만 홀 길이에 맞춰 10m 단위로 줄임 |
| 그린 위에서 보면 노란 깃발이 공중에 떠 보이고 깃대가 화면을 뚫고 나감 | 천 깃발로 바꾸고, 그린 위에서는 깃대를 흐리게 |
| 휴대폰에서 홀별 평균 타수 표가 비어 보임 | 1홀 코스에서는 표 폭을 줄여 값이 바로 옆에 나오게 |
깃발은 하는 김에 네 행성을 모두 바꿨습니다. 모양은 같은 천인데 움직임이 행성마다 다릅니다.
- 지구: 바람이 세지면 옆으로 펴지고 빠르게 펄럭입니다. 무풍이면 축 늘어져요.
- 화성: 공기가 얇아서 7 m/s 강풍에도 늘어진 채 아주 약하게만 흔들립니다.
- 달: 공기가 없어서 전혀 움직이지 않습니다. 아폴로 깃발처럼 위쪽 가로 막대가 천을 펴 줍니다.
- 타이탄: 흰 천이 주황빛 안개 속에서도 잘 보이게 했어요.
개인적으로는 달 깃발이 제일 마음에 듭니다. 실제 아폴로 대원들도 바람 없는 달에서 깃발을 펼치려고 가로 막대를 달았거든요.

타이탄 첫 라운드: 4타, 보기
휴대폰으로 친 첫 라운드는 4타, 1오버였습니다. 흰 티(38m)에서 캐디 추천대로 피칭 웨지를 잡았고, 바람은 앞쪽 왼쪽에서 약 0.3 m/s였어요.

| 항목 | 기록 |
|---|---|
| 볼 스피드 · 발사각 · 백스핀 | 38 m/s · 25° · 8800 rpm |
| 캐리 / 총거리 | 약 33m / 약 39m |
| 최고 높이 | 약 34m |
| 체공 시간 | 14.7초 |
| 낙하각 | 69.5° |
| 좌우 편차 | 오른쪽 약 2.7m |

거리 38m짜리 샷이 34m 높이까지 솟고 15초 가까이 떠 있었습니다. 핀 2.7m에 붙였는데 퍼트를 세 번이나 했네요. 그린 적중률은 100%인데 퍼팅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타이탄 코스는 garagegolflab.com/play에서 행성을 “타이탄”으로 고르면 바로 쳐 볼 수 있어요. 드라이버를 잡고 공이 뒤로 밀리는 장면도 꼭 보세요.
다음 편에서는 또 다른 행성 코스를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지구에서는 절대 칠 수 없는 샷을 하나씩 모으는 재미가 있네요.